금요일, 3월 8
소통은 그림 자체가 아니라 행위에서도 나온다
중요한 사건1.
초등학교 1,2학년때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다. 그여자애는 그림을 잘그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낙서하길 참좋아했다. 하루는 받아쓰기 시험지 뒷장에 낙서를 하는 것을 보았다. 나도 나름대론 한 낙서 했기때문에 질세라 휘갈겼다. 뭘 그린지 정확히 기억은 나질않지만 아마 그즈음해서 많이보았던 드래곤볼과 그여자애가 자주 그렸던 깡통같이생긴케릭터였을 것이다. 한두번 그런일이 있고 간이 꽤 부어있었다. 문제도 다안풀고 시험지귀퉁이부터 그림을 그려나가거나 심지어 책상한가득 나의 세계를 그렸다. 시험치는 날이라 다른애랑 자릴 바꿔앉은 날이었는데 말이다. 몇시간 후 자리 주인이었던 아이가 선생님께 책상의 달라진모습에 대해 알려드렸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다앉아있는 수업시간에 나를 결국 찾아내고야말았고(책상이시커매지도록 그려놨는데 안잡힐리가..) 쥐구멍이라도 찾고싶을정도로 망신을 당했다. 지금에선 좀 더 자랑스러워해도됐을법한 사건이었지만, 그때의 내겐 매우 큰 사건이었다.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혼나는 것도 처음이었고, 가뜩이나 그것은 남이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혼자만의 낙서였던 것이다. 하나 더 꼽자면 그 여자애앞에서 망신당한게 너무 부끄러웠다. 선생님은 내게 집에 가기전싸지 다지워놓으라는 형벌을 내리셨지만 내그림을 보고있는 친구들 사이를 비집고들어가 지우개질을 하고있을 자신이 없었다. 우물쭈물 하다보니 하루는 다 갔고 낙서는 자리주인이 다지웠다. 괜히 그날은 보란듯이 여기저기 낙서를 더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