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5월 5

'chuck'



Koyaanisqatsi 에서 너무 느껴지는 이미지는 너무 강했다. 내 방법으로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너무 직접적이기도 했다.(변명이 된다고 생각하니 씨팔놈아?) 자꾸 떠오르는 재미없는 이미지들을 묶어두고 새로운 것을 하려다가 그냥 손가는대로 칠해보았다. 여기에 몇번의 새로운 레이어를 쌓아서 아예 다른 그림을 그려버렸다. "올ㅋ 이거 갠춘"하고 그다음날 와보니 새벽의 감흥이 사라져있었다. sunny께서 "퀘미칼적으로 브로큰된거 같아요"하시며 어쩌다 이렇게 됐고 노림수냐고 물었다. 나는 별로 애착이 가지않고 힘들게 그것도 반만 싸놓은 것을 자연스럽게 옹호하며 그 시간을 어물쩍 넘겼다. 아직 잘 모르겠다. 드로잉시간에 '김을'작가의 도록을 보면서 환풍구를 본듯했다. 이 작업부턴가 판화집작업이 끝났을즈음부턴가 흔들리기 시작했었다. 드로잉(하지도 않으면서 ㅋㅋ)은 에세이같은데 회화는 시같다면서 존나 생각많이한 척하고 돌아다녔다. 당장은 재미가 없어져버려서 붓을 놓은 상태다. 그전까지 끝내야할 페이퍼도 있고... 어차피 내일 손을 다시 대겠지만 이번에껀 굉장히 어렵다. 왜인지 잘 모르겠다. 끄집어 내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더불어 페인팅까지 무겁고 거북스러워졌다. '김을'을 기억하자. 평소처럼 캔버스위에도 낙서해보자!

아 사진은 가장 처음의 상태다. 현재는 다시 어두워졌다.
































색섞을 때 영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긴가민가했는데 찍고보니 나름 괜찮았다. 찍는 것보단 감광이 가장 큰 문제라는 걸 찍으면서 알았다. 오늘 하루종일 집에서 a2사이즈를 a4사이즈로 배분하면서 느낀건데, 판화의 과정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운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별것 아닌데 그냥 칼질하면서 재밌었다. 뭐랄까 사진작업이나 영상작업처럼 처음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않으면서도 계속해서 수정을 가할 수 있고, 꼭 거쳐야할 일련의 순서같은 것이 있어서  실수나 오차가 있어도 존나게 무너지거나 하진 않는다는 거다. 뭐...내가 이쪽 작업에 있어서는 구상적인 이미지를 끌어와서 하는거라 그럴지도 모르겠다만... 어쨌든 재밌었다. 어떻게 할지 머릿속에 딱딱딱 정리도 되고 얼마나 하고 쉬고 얼마나 하고 놀고 얼마나 해야 밥먹을 수있는지 촤악 그려지그든!
잠깐 아까얘길 하자면, 나는 페인팅을 오래 붙잡고있으면 골치아파지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오는 게 다른 순서나 상황을 잠식해버리기도하고 물감의 물성같은 것 자체가 새로와 신기하고 재밌어서 걍 '손가는대로'가 되버리기때문이다.(이게 나쁜건가? 왜 이걸 적었지?) 여튼 그렇다. 월요일에 또 밤늦게까지 붙잡고있을지도 모르니 그만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