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의 나에겐 숨겨진 어머니가 계셨다. 낳아준 진짜 엄마. 지금 어머니가 진짜 엄마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느껴지는 무력감과 공포감, 그리고 좌절감은 너무도 거대했다. 그리고 그 어떤 감정보다도무거웠던게 슬픔이었다. 스스로 내게 이제 가족이 필요한 나이는 아니지않나 라고 생각했던게 원망스러웠다. 아버지조차도 내 어리석은 희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에. 어찌됐건 나는 그녀를 만나러가게 되었다. 그전까지 삼촌들은 자주 찾아가봤다는 얘기를 들으며. 무슨 이유인지 큰 병원의 병실같은 곳엘 들어갔는데, 이것은 아버지때 만들어진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일 것이다. 슬픔과 좌절을 펌프질해내는. 그곳네 조심스럽게 들어서며 나는 약간은 통통한 어떤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 하지만 낯설은. 눈물이 쏟아질 것같았고, 가슴은 그래서 건조해져 쩍쩍 갈라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 해처럼 또다시 무너짐을 느꼈다. 마치 뇌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따위같은 것으로, 슬픔을 관장하는 부분말고는 모두 녹아내린 것 같았다. 얼굴근육이 찌그러지는 것을 느끼며 속으로는 담담하게 '아 울고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제멋대로 일그러진 얼굴 사이로 작게작게 눈물과 슬픔을 흘리던 와중에 눈을 떴다. 그 순간 그것이 꿈이었던 것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방에 들어가있었고 나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럴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방에 들어와서 아까의 나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잠이 달아나 밤을 새고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