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1월 1

현인도 결국 같은 고민을 한다.

 외삼촌은 언제나 만나기 전에는 편치않은 사람이지만 술이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도 나처럼 이방인이다. 이방인인 채로 서울에서, 학자로서, 홀로, 그 자리에 서있다. 어떤 감독인가가 선수들에게 말했다. 영웅이 되려고 하지말라,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영웅이 된다.  아직도 정기용씨의 말은 유효하다. '한국인은 좋은 xx을 본 적이 없다.' 좋은 정치도 본 적이 없고, 좋은 예술도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무엇이 좋은 가치인지 모를 수 밖에. 제도권의 경계는 확장되어가기만하고 어중이 떠중이들도 나라의 앞잡이인 척 살아간다. 이렇다 세상은. 나는 왜 자살하지않는가? 무얼 하며 살아갈 지 아직은 잘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시간에게 이제는 멈추어도 괜찮다고 외칠 수 있으면 한다. 내가 그 끝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왜 그토록 흔적을 남기는지 그땐 알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