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을 처음 알게된 건 공교롭게도 군대에서였다. 하루하루 기억추억 꺼내보는 보람으로 살아가던 그날에 redcloud(불알친구가있던 미군부대인데 이름부터 좆같다.적꾸름) 에서 온 소포안에 '뭐없나'라는 만화책이 있었다. 미군친구랑 나는 대구에서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을 보내며 친하게지냈다. 난 부천으로 놈은 조치원으로 어딘가 한군데 모자란 지방으로 대학을 다니게됐다. 대구에 한번씩 돌아오게되면 놈은 엄마차인 구형 서민5호를 타고 우리집앞에서 내게전화를 했다. 한량처럼 그냥 그 조수석에서 메탈리카와 컴백키드를 들으며 여기저기 떠돌다 고속도로도 올리고 술도 먹고 입헹구고 음주측정기도 불고 그렇게 집에 돌아오곤했다. 항상 우린 서로에게 '뭐없나'하고 자극과 스릴을 찾았는데 소포 안에 그게 있었다. 뭐가 있진않다. 90년대의 향수와 건너건너 친구의 이야기, 그리고 지리멸렬한 내 이야기 뭐 그런게 있을 뿐이었다. 내 모습이 너무나도 많이 보였다. 나는 어떤 작품(이 단어는 잘차려진 느낌의 이미지가 있어 쓸때마다 고민된다. 꼭 파인아트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을 볼 때마다 주로 내가 그안에 얼마나 있는가를 본다. 지하던젼을 가장 좋은 무기로 뿌수고 들어가는 기분이다. 어찌됐건 어제 '남동공단'이라는 단행본을 보다가 자연스레 블로그를 찾아봤는데 웹에서 연재한 괜찮은 만화가 있어 가져와본다.
섹시한 사람이다. 촌스럽지도 않은 검은 빤쓰에 흰티만 걸치고 자취방에 누워있는 여자를 보는 기분이다. 냄새까지 맡을 수 있다.
http://hook.hani.co.kr/archives/22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