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의 전화를 끊고 갑자기 생각이 나서 연락처를 내려보았다. 이번엔 작업얘긴 꺼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적극적 구애를 하지않으면 연락이 잘 안되는 사람중에 하나기 때문에 이상하게 느껴졌나보다. '그냥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말이 '요새 힘드니까 한번 만나자'로 들렸을까봐 혼란스럽다. 하지만 서로 얘기라도 한듯 재능에 대한 말을 들은 건 기뻤다. 내가 이런 사소한 것에 즐거워하는 사람인가 싶어 한편으로는 조금 안타까웠다. 마음 속에서의 그 초조함은 완전히 떠난게 아니었는 듯 싶다.
초조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작업이 너무 그럴싸한 결과물을 내려고 생각했던 건 아닌가 싶다. 아무리 나를 위한 선물이라지만 현재 상상하는대로 만들면 정말 촌스러울 것 같다. 펴보는 재미도 없고. 확실히 하자. 다른 이들에게 프로페셔널함을 보여주기위함인가 아니면 단지 나를 위함인가. 나만을 위한 것인데 왜 과제전 기간에 목메는가? 2학년 과제전의 몇몇 재밌는 친구들(한분은 높여야하겠지만)의 작업을 보고 또다시 펌핑당했다.
당했다! 으으..
-간만에 생각나서 싸이월드 다이어리를 조금 훑어봤는데 괜찮은 쏘쓰들이 많다. 좀 더 발전시켜나가거나 바로 시각화해도 될 것들. 드로잉이 부족하면 어떠한가 그보다 깊은 사색을 했는데...
-싸이월드에 그 특유의 공간감이 많은 사람들에게 아늑함을 주는 것 같다. 마치 나의 방 혹은 이 블로그의 제목과도 같이 책상 아래에 쳐박혀있는 기분. 많은 사람들이 보지만 그 사실은 무시한채 자신의 머리와 가슴의 지퍼를 내릴 수 있는 곳. 재밌는 건 가독성도 굉장히 높다. 학습된 결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