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7월 2

오후3:04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가방을 잃어버렸었다. 파리에서 오는 다음 비행기에 실려있는 것 같다고해서 확실하냐니까 확실하단다. 사고가 행동에 이르는 시간이 다소 걸리고, 그래서 표정을 지을 여유조차 없어보이는 상담원이 그렇게 대답했다. 분명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고 신뢰할 수 없는 대답이었지만 독일중년남성이라는 이유에서였는지 본능적으로 안심이 되었는 듯 싶다. 몇시간쯤  공항을 헤메이다 파리발 비행기가 도착할때 쯤엔 귀환하는 가족기다리듯  입국장에서 서성거렸다. 여행객들이 다 빠져나가고 멍하니 입국장을 바라보다가 그 안으로(분실물센터가 그안에 있다.) 들어가려 갖은 노력을 했다. 어쩌다 인터폰을 발견하고 그남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날 맞아주었다.  "내 가방 찾았냐?" "아니, 엄... 하지만.. 너와 내가 벨트로 가서 찾아볼 수 있어.." 마침 들어와있던 다른 고객을 응대하고 그는 여러가지 키와 서류를 챙겨서 나왔다. 벨트를 돌아다녀봤으나 없었다. 그러다 이상한 방에 문을 따고 들어가니 거기에 내 가방이 감금되어있었다. "이게 그거야.(디스 이즈 잇)" "오.. 그래.. 그러면 .. 잠깐만... 음음.. 맞아 여기에 싸인을 해줄래..? 어.. 아니 저기 테이블에서..." 남자의 음성은 2m는 됨직한 당치와도 어울리지않는다. 서류를 작성하고 나서 그는 이 대화를 끝내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적셔진 미소를 지으며 좋은 독일여행을 하라고 했다. 나도 그의 노력을 보니 그래야만 할 것 같아 웃음을 보였다. 아마 그처럼 보였을테지.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안심할 수 있었던 건 독일중년남성이라서가 안니라, 그의 태도덕분이었나보다. 느리지만 신중했다. 그 남자는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고 고객들에게 미소를 보낼 것이다. 서성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