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7월 15

오전9:59

자려고 누웠는데 막상 잠은 잘 안오고 먼 바다에선 큰 공장의 소리같은 것이 들려왔다. 벽이란 벽엔 모두 구겐하임 입구에서 대량으로 후려쳐 산 듯 한 명화 인쇄물이 걸려있다. 내 방만 해도 피카소와 칸딘스키 그리고 들어보지 못한 어떤 작가들과 함께 잔다. 침대 옆에선 페기 구겐하임이 야릇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니가 그렇게 남자들을 홀리고 다녔다며?' 서비스차원인걸까? 주인은 아는지 모르는지 젊고 바빠보이기만 했다. 드르릉 드르릉. 일어났는데 물에 잠기면 어쩌나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며 잠에 들었다.



그게 몇시가 되었든, 아침을 먹기 직전 시간에 무조건적으로 일어난다. 호스텔에서도 그랬고 이곳에서도 그랬다. 몇분 정도 눈꼽을 떼고있자 누군가 문앞으로 삐걱거리며 다가온다.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을 하며 받아야하는지 고민했다. 그사람도 그랬는지 이삼초간 머뭇거리더니 노크를 했다. 문을 열자 산발한 머리를 한 아줌마가 "쨔오"하며 쟁반을 들이밀었다. 첫날은 땡큐라고 했고 오늘은 "그..그라찌에.."라고했었다. 어떤 말이나 반응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로봇같은 사람이었다. "안녕?"하고 밥을 주는 도우미 로봇. 물론 내가 아침을 먹기 십분전에 무조건적으로 기상하는 것도 로봇같은 일이다. 눈을 뙇!!! 뜨고 빵을 허겁지겁 뜯어먹는 로봇.


왜 베니스인지 조금은 알 것 같으나, 비슷한 딜레마는 언제나 있다. 관광지에서혼자 밥먹기. 치안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장미강매단은 왜 가만히 두고 계단에 앉아있는 사람은 갖다 치우려하는지 모르겠으나, 그 주황색 조끼들은 나를 내쫓았다. 그들은 도시의 상공업에 활력을 넣어주는 자들일테다. (아예 굶는다면?)


+화장실에 창문이 있다. 바깥엔 지붕들이 보인다. 비슷한 경험이 있다. 반평남짓한 변기뿐인 화장실을 가져본적이. 정면에 있는 유일한 문은 반투명재질인데(정확히는 세밀한 부분에 도드라지는 무늬들이 있어서 난반사가 되는듯 하다) 변기에 앉으면 무릎이 문에 닿을락 말락하는 굉장히 좁은 방이었다. 직사광선을 받으며 배변을 하다보면 시분이 남다르다. 따뜻하기도하고 아름답기도하고. 이곳도 그렇다. 장까지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현대의 화장실은 너무 폐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