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7월 22

얍!


풍덩

작품 속에 쏙 하고 빠져버리고 싶은 것은 작업을 하는 욕심들 중 가장 큰 것일지도 모른다. 만들면서 그 속에 존재하고 싶고 그 세계가 점점 견고해지길 바란다. 의외로 주변에 그런 세계가 많이 존재하는 듯 싶다. 어릴 적에 초등학교 책걸상은 오래된 나무였다. 간혹 가다 관리가 제대로 안되었거나 오래된 책상이 걸리면 구석탱이가 아작이 나서 떨어져있거나 곳곳에 구멍이 나있었다. 발바닥에만 가시가 박히는 게 아니었다. 부서진 책상을 연필로 쑤시고 칠하고 채우다 보면 시커매진다. 거기서 이상한 만족감을 얻으며 궁금해했다. '이 안에도 우리가 아는 우주와 같은 것이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요즈음에 이 얘길 재밌다는 듯이 하면 이상한 눈초리를 받는다. 주변에 소우주는 없을 지언정 빠져들고 싶은 이상한 것들은 계속해서 있다. 모르겠다. 솔직히 나는 아직 믿는 중이다. 그때 연필을 쑤셔대며 얻은 만족감은, 한 세계를 멸망시키는 거대한 흥분이었다. 내 콧구멍 속에도 하수구에도 분명히 다른 세상은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