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8월 13

유산


우리에게는 각자의 유산이 있다. 거시적으로든 미시적으로든 어떤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원인이자 고향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와이어컷팅 공장에서 자라 쇠냄새와 워터건소리가 익숙하다. 녹슨 쇳가루나 푸른 산업체잠바, 내려앉은 싸구려 가죽소파, 일회용 커피, 어둔 피부의 청년들, 말이 다른 청년들, 알루미늄... 오십미터달리기 트랙보다 더 먼 알루미늄 운반궤도는 나를 다시금 미성숙한 수정체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기분에 껍데기를 모두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그 폐허같은 쇠붙이 더미 사이에 있고 싶었다. 자궁같은 나의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