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2월 30

"미래의 과거"를 채집하는 현재

아감벤은 "그들이 사는 시간과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일치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동시대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자기들과 완전히 밀착돼버린 시간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각과 어둠의 문제인 것이다. "동시대인이란 빛이 아닌 어둠을 감지하기 위해서 그가 사는 시간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사람들이다. 현재의 어둠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려고 애를 쓰지만 절대로 우리에게 닿지 못하는 빛을 인지하기 위해서 시선을 견지하는 것, 그것이 컨템포러리의 조건이다." 시대의 암흑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은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현재로 돌아가는 것, 익히 알고 있는 시간성과 어긋나는 과거와 현재의 잠재력들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