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든 경험들은 서로 일치하며 겹친다. 궁극적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정신은 판단을 내리고 결론을 선택해야만 한다. 바로 여기가 자살과 대답이 자리잡는 곳이다. 그러나 나는 고찰의 순서를 뒤집어가지고 지적 모험에서 출발하여 일상적인 동작으로 되돌아오고자 한다. 여기 지적한 여러 경험들은 사막 속에서 태어난 것인 바 우리는 그 사막을 떠나서는 안 된다. 적어도 이러한 경험들이 과연 어디에까지 도달할 수 있었는지를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노력의 단계에서 인간은 비합리와 마주서게 된다. 그는 자신 속에 행복과 합리에의 욕구를 느낀다. 부조리는 인간의 호소와 세계의 비합리적 침묵 사이의 대면에서 생겨난다. 바로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여기에 꼭 매달려야 한다. 한 일생의 모든 귀결이 송두리째 그것으로부터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비합리, 인간의 열망, 그리고 양자의 대면에서 솟아나는 부조리, 이것이 바로 드라마의 세 등장인물이다. 한 실존이 감당할 수 있는 모든 논리와 더불어 필연적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드라마지만 말이다.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