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9월 27

'바이올린은 멎고, 춤꾼은 멈춘다.'

오늘날은 사유조차 노동과 유사해진다. 그러나 일하는 동물은 생각할 줄 모른다. 진정한 사유, 즉 숙고하는 사유에는 노동이 아닌 무언가가 꼭 필요하다. 'Sinnen'(숙고하다)은 고고독일어에서 여행을 의미하는 sinnan에서 유래한 것이다. 숙고가 나아가는 행로는 예측할 수 없고 불연속적이다. 사유는 길을 떠돌지 않는다.

한병철, 시간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