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0월 19

발효식품과 인스턴트식품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이는 대상이나 건물들을 볼 때 우리의 지각은 차분히 가라앉고 둔해진다. 우리가 지각하는 대상들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곳에 존재한다. 우리의 지각력은 점차 진정되고 편견과 집착을 버린다. 이제 지각은 상징과 기호를 넘어선다. 우리의 지각은 열려 있고 비어 있다. 의식을 집중하지 않고 무언가를 보는 상태이다.
이런 지각의 진공 상태에서 기억이 떠오른다. 그 기억은 오랜 시간의 깊이에서 튀어나온다. 이제 우리는 대상을 보면서 그 대상 전체가 주는 느낌까지 받아들인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말하듯이 일상의 평범한 것 속에도 능력이 있다. 다만 그것을 보려면 충분히 오래 응시해야 한다.


페터춤토르, 건축을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