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1월 28

꼬르륵

 어제 오후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 무진기행편을 들었다. 비평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두 편 다 들으니 약 세시간이 안되었던 것 같은데 꽤 빨리 지나갔다. 오늘은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했다. 마치 도시 전체가 심해에 가라앉은 것 같았다. 대기는 입자들로 꽉 차 있었고 산과 아파트로 둘러싸인 이 거대한 밥공기는 그 입자들로 인해 아늑해졌다. 아무리 광활한 공간일지라도 그것은 쉽게 채워진다. 그것은 아주 작은 것들로 일어난다. 안개가 그러하고 심해가 그러하고 사막이 그러하다. 그것이 나를 뒤덮고 있을 때 시야는 좁혀지고 나를 제외한 것은 제대로 알아볼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에 가깝다. 내가 섞일 수 있는 것들의 종류를 안개가 보여주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 안개를 채울 상상을 하다 밤을 떠올렸다.  그때 어둠 속에서 안경잽이가 나타나 깊이 파기 위해서는 먼저 넓게 파라고  다그친다. 못내 고개를 돌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