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5월 29

project : my people 4주차




 이번 주는 예상치 못한 약속 간의 충돌로 2명만 건졌다. 아 이건 주말이니 3주차에 추가시켜도 될법하지만...... . 중학교 불알들과 접선이 있을 예정이었는데, 가지도 못한 mt와 겹쳐져서 약속은 붕 떠버리고 일요일은 집에서 공쳤다. (덕분에 체력회복과 집의 소중함은 좀 깨달은 듯). 이번주는 아직 약속을 제대로 못잡았으니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이제 슬슬 글도 써야 하는데..?







 여행생각을 하다가 책장에 꽂혀있던 파타고니아 특급열차를 읽으려고 바닥에 뒹굴고 있었는데, 발에 뭔가가 채였다. 박스였다. 그 안엔 나의 청춘조각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한때 이것들에 미쳐있었는데 왜 이젠 생각도 안나는 걸까? 내 머릿속을 궁금해하며 한장한장 꺼내서 오디오에 걸었다. 듣다보니 욕심이 생겨 판을 벌려 펼쳐봤다. 사람의 머릿속은 기묘하다. 죽고 못살고 미칠정도로 힘들고 슬펐던 것들, 가슴이 터질정도로 설레고 행복한 것들, 평생 안고 갈 정도로 소중하다 생각했던 것들 모두 시간이 흐르면 퇴색되고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사람이 그렇고 물건도 그러하다. 누가 그랬던가?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한가지 있다면, 그건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이라고. 한달에 만원만으로 행복할 수 있었고, 무인도에 떨어져도 음식은 없어도 음악은 꼭 가져가야한다고 굳게 믿었었는데.

 커버아트와 부클릿을 펄럭거리다 보니 이걸 들었을 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나곤했다. 아이튠즈 한줄에 얼마나 많은 기억들과 생각들이 담길 수 있을까. 나는 어쩌면 음악을 들은 게 아니라 과거를 되새김질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쯤되니 답이 나온다. 왜 나같은 과거지향적인 인간이 mp3로 음악을 잘 안듣게 된건지. 왜 들었던 것만 또 듣게 되는건지. 자취방을 구할 당위성이 +1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