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7월 4

오전10:04


정적을 깨고 물어봤다. 웨얼알류프롬? 그는 스웨덴이라고했다. 미리 짐가방에 붙은 택에서 코펜하겐을 봐뒀는데 몇초간 준비한 대사가 꼬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지를 발휘해 인플레임스 아냐고하자 긴장한듯 보이나 그렇다고 좋아한다고했다. 나도 좋다고하고 이번엔 다크 트랭퀼리티아느냐고 하자 이번엔 생각을 조금 하더니 데드메탈? 이라며 되물어온다. 뭔가싶어 고민하다가 예스! 라고하자 어쩌고저쩌고 얘길하는데 못알아들었다. 들어본적있단 뜻인듯... 나는 인플레임스 형들의 최근 곡들을 들어본 적없어 모르겠으나 아주 다른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슬펐다. 


애스턴마틴 뱅퀴시를 보곤 육성으로 욕을 했다. 와 씨팔

볼프강 틸만스의 전시는 기대이상이었다. 나는 그를 좋아하지않을 수가 없다. 솔직하고 섹시하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도록으로 볼 땐 주제가 휙휙 변해 산만하단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것을 보니 어떤 '일관성'같은 것이 보였다. 써니킴이 내게 말한 태도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남자 성기 사진과 달같은 것에 혹을 찍은 사진이 어떤 교집합이 있냐 싶겠지만 내가 아는 지식과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어떤 것이 존재했다. 그에게서 배워야할 것이 많다고 느꼈다. 영상 작업은 처음 접했는데 이 역시 괜찮았다. 조악하고 반복적이지만 지루하지않다. 다른 전시들도 괜찮았다. 기획전인지 상설전인지는 잘 모르겠다. 매일 이런 전시들을 보고있을 독일인들이 부러웠다. 아침부터 짱구를 너무 많이 굴렸는지 어느 시점부터 비위가 상해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꼭대기에 있는 설치작업은 못보고 내려왔다.(사실 혼자 올라가기 좀 부끄러웠다.)

 혼자 먹을 만한 곳을 찾다가 무슨 임비스라는 곳을 보고 서민식당이라는 설명이 떠올라 들어갔다. 독일유학생이 된 기분은 났으나 손님은 많고 메뉴는 독일어로 된 칠판뿐이었다. 유일하게 알아볼 수 있는 커리부르스트 한접시로 입맛만 다시곤 편의점엘 들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