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7월 10

오전8:20


방주형 집은 상상했던 것과 비슷했다. 너무 사람냄새가 나서 사실 그냥 주저앉아서 짐을 풀고싶었다. 방마다 각자의 냄새고 있고 그게 ㅈㅎ씨(미안한데 이름이 잘기억안난다.)의 방에서 느리게 스멀스멀 섞여있는듯 했다. 찾아갔을 땐 두분 뿐이었다. 파리에서 윔두로 계약했던 방이 생각나는 부엌이었다. 얼핏 들었던 기억으로, 그 가스렌지도 성냥으로 켠다고 했다. 예약 하나없이 다녔던 독일여행, 퍼포먼스호텔 김병철씨, 이곳저곳의 과제전, 바스 얀 아더의 자전거, 도시분위기등을 듣다가 라임을 씹고 소금을 찍어댔다. 잡동사니가 널려있는 방안에서 다들 멍했고, 모니터 속에서 장영혜 중공업만 번쩍거렸다. '삼성과 함께 나는 쾌락으로 간다!'

-방주 형은 생각보다 기인은 아니었다. 목소리나 말투도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옆으로 들은 말은 사람을 크고 기괴하게 만드나보다.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했으나 그럴만한 공간이 도심에 있을까하는 생각도 그렇거니와, 그곳에서 모여산다는 것이 '모여삶'의 효과가 온전히 발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방주 형은 말했다 "잘하고 싶은 건 누구나 똑같지. 근데 그 시선이 외부로 가면 안돼." 어떤 단어가 가장 적절한지 몰라 일단 '욕심'에 시비걸어본다. 욕심을 통제할 수 있다면 어떤 삶이든 상관없다. 아니 가장 큰 욕망을 가장 앞에 둘 수 있다면. 사실 상관없다. 가끔 그 그림자에 묻혀있는 것들의 색이 궁금하긴 하겠지만 뭐..

오늘은 구동독으로 쭉 넘어가볼까한다. 그간 팔린 이미지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