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7월 6

오전9:02



둘이 되니 긴장이 적어졌다. 며칠 좀 더 돌아다녔다고 이것저것 알려주고 먹일 요량으로 갔던 곳을 되짚어봤다. 틸만스의 작업을 다시 마주하니 처음의 그 흥분감이 사그러들고 건조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너저분한 것도 안쓰럽고 감싸고 안기고싶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건 더 젖은 것 같은데??) 어떤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지 궁금했다. 어떻게 갖고다니면서 촬영을 하는지도. 페인터나 입체를 하는 경우는 덜하지만 사진작업하는 사람들의 작업태도는 항상 미스테리하다. 김윤호선생님의 에피소드 몇가지를 들으며 해소된 부분도 있었으나 작업의 스타일 상 그럴 수 밖에 없었겠거니 하는 생각도 든게 사실이었다. 틸만스의 사진은 그리 멀리 무언가를 보지않는다. 철저하게 본인(한명의 사람)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본다. 여태 봐왔던 여느 독일사진작가들의 느낌과는 다르다. 그 시선을 유지하기하면서 dslr을 사용하는 것은 "좆나" 어려운 일이다. Dslr은 따지자면 m16이다. 무언가를 쏘겠다는(shot) 목적으로 메고 다니지만, 그 목적이 먹잇감과 사냥꾼의 태도를 잠식한다. 항상 총이 들려있다는 기분을 갖고 모든 것을 노려보게 된다. 하지만 똑딱이가 출동한다면 어떨까? 나의 시선을 유지한채로 그것을 바로 포획할 수 있다. 콘탁스가 그랬고 아이폰이 그렇다. 하지만 둘이 가진 특성은 너무나도 명확해서 일정부분 이상의 깊은 효과를 내긴힘들다. 그래서 무엇이 답인가 궁금한 것이다. 틸만스는 라이카라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카드를 들고 다니는  지 아니면 뭔지... 나는 dslr이 너무 싫다. 하지만 그걸로 찍힌 사진을 바라볼 때 타협해야만하는 때가 온다. 으으... 

굴라쉬가 알려준 '살롱 드 아마추어'는 생각했던 분위기와는 차이가 있었다. 학생들이 수업끝나고 한잔하는 정도의 느낌이라 끼어들기가 뻘쭘했다. 환경이 중요한 것이라면 석사보다 나와있는 게 우선이라는 확신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