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7월 7

오후9:54





지연이가 전해주길, 뒤셀도르프의 예술은 좋지만 그것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있다한다. 오늘 교수들의 전시를 다시 보면서 그것이 그래서 그렇게 느껴졌던가 되묻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k20에 들어섰을 때 이것이 내가 지향하던 방향인가 싶을정도로 경외감을 느꼈다. 육중하고 산화된 물질들. 가벼운 것은 만들 시도조차 하지않았다. 투박하고 거친 그 덩어리들에게서 안정감과 대리만족을 느꼈다. 오늘 첫경험에서의 압도감은 많이 걷혔다. 하지만 좋은 것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윤명로에게서 부족하게 느꼈던 몇 프로는 귄터 우엑케가 분명히 갖고있었다. 장 뒤뷔페, 임멘도르프, 펭크 모두 이곳에서 얻어간다. 재스퍼 존스는 조금 더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키펜베르거의 경우 별 도판도 없고 책상태도 안좋은 것들이 왜 다른 것들에 비해 그리 비쌌는지 모르겠다. 싼맛에 가져가볼까했는데 이해할 수 없었다. 
질감에 대해서 더 진행해봐야겠다. 사실 질감은 부가적인 것이긴하다. 작년에 한 장판위에서 구르기의 연장선이 될지, 저번학기의 노젓기의 연장선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재스퍼 존스와 이름이 잘기억안나는 캔버스에 장난 친 자, 그리고 귄터를 믹서기에 갈아보아야겠다. 나는 그걸 마실 거다. 조금 걱정되는 것은 물질의 노예가 되는 것. 왠지 그 모습이 당장이라도 떠오를 것 같아 걱정된다. 쉽게 입체로 넘어갈 수 없는 것이 그 부분이다. 깎아내고 둘러보며 망연자실해 있을 내 모습이 떠올라서.. 일단은 하더라도 나무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돌에게서 잡아먹히지않으려면... 장기적인 목적지는 돌과 쇠. 일단은 평면부터 시작할 것 같다.
-적고나서 든 생각인데, 굳이 목적지를 정해둘 필욘 없을 것 같다. 일단 닥치는대로




다리를 건너는 데, 또래 혹은 그보다 어린 독일 남자 무리들과 마주쳤다. 왁자지껄 무언가에 들떠있었다. 언제나 또래의 무리는 불편하다. 강을 바라보다 부딪힐 것을 염려해 본능적으로 힐끗 돌아보다 눈이 마주쳤는데, 한 남자가 "picaaaachuuuu!"라고 소리쳤다. 무슨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다 기분이 나빠질지도 모를 것 같아 그만뒀다. 웃음소리는 들리지않았다. 내 얘긴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