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22

오전1:38

돈이 다 떨어졌다. 점심으론 샐러드와 손바닥만한 샌드위치를 먹었다. 어제 도록하나 샀으면 큰일날 뻔 했다. 마침 가지고있던 비엔날레 패스는 이틀치라 어제가 마지막이었다. 왠만한건 다보기도 했고 본관은 재미없다고 하길래 구겐하임을 가볼 생각이다. 구겐하임의 입장료는 14유로란다. 오늘 저녁도 샐러드나 뭔갈 사서 쟁여뒀다가 먹으면 8유로정도면 해결할 수 있다. 배는 이미 무임승차 중이다. 내일은 아침을 주지않는다고 했다. 아마 공항에서 빵쪼가리를 주워먹을 듯하다. 7유로정도. 그렇다. 30유로가 남는다. 우표를 사서 엽서를 부친다. 10유로정도. 20유로가 남는다. 20유로정도면 혹시나의 상황에서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베니스에서의 마지막 날 작성한 메모. 결국 엽서는 안 부치고 잔돈을 좀 더 아낄 수 있었고, 모기와 다투며 작고 예쁜 방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엽서는 아직 내 백팩 구석에 꽂혀있다. 얘길 꺼내면 달라고 할까봐 얘길 안하고 있다. 한국 우표를 붙여서 부치자니 웃기는 일같아서(그런데 지금은 그것이 최선)

한푼 두푼 새는 돈 아꼈으면 마지막날 쿨하게 지아르디니 본관도 보고, 하랄트 제만의 '태도가 형식이 될 때'도 보지 않았을까? 사실 이제와선 별로 아깝지 않다. 여행 이후로 예술 art kunst 조금 신물난다. 아메리칸 어패럴 화보가 더 예술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