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1월 3

나체의 말

“도덕적인 목적을 갖느니 차라리 어떤 목적도 갖지 않으련다!”

-단순한 격정은 이렇게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한 심리학자는 묻는다. 예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예술은 칭찬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예술은 찬미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예술은 골라내지 않는다는 말인가? 예술은 두드러지게 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예술은 사실 이 모든 일을 하면서 특정한 가치 평가들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키거나 하는 것인데 …… 이것이 단순히 부수적인 일에 불과하다는 말인가? 우연이란 말인가? 이것이 예술가의 본능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어떤 것이란 말인가? 아니면 그 반대로, 예술가가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 아니라는 말인가? …… 그의 가장 심층적인 본능은 예술을 향하고 있는가, 오히려 예술의 의미인 삶을 향하고 있지는 않은가? - 예술은 삶의 위대한 자극제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이 목적이 없다거나,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고 이해될 수 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