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월 24

싸이월드는 현재를 숨기고 과거를 강요한다.


녀석들을 택시에 태우고 문을 닫아 주는데, 옆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행색이 초라하고 비루한 것이 순간 여행지라도 된 듯 지갑과 핸드폰의 위치를 떠올렸다. 정체모를 남자는 나이가 60은 족히 되 보였다. 뭐라고 웅얼댔다. "예?" 턱을 가리키며 어떻게 해달란다. 쓰고 있던 군밤장수 모자 턱끈을 매어 달란 말이었나보다.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어서 하는 둥 마는 둥 찍찍이를 붙였다. 그랬더니 홱 잡아 뜯고는 다시 붙여달란다. 이번엔 제대로 잡아당겨 매었다. 그랬더니 다시 손으로 더듬어보다가 고맙고 어쩌고 하더니 땅에 떨어진 지팡이와 검은 비닐봉다리를 주섬주섬 챙겨들었다. 내 앞에 서 있던 것이 노인인지 아이인지 헷갈렸다. 갈 길은 바쁘고 턱끈을 안 매면 추운데 장갑을 껴서 손은 둔하고, 그렇다고 장갑을 벗자니 손은 자신보다 더 바쁘고. 아이는 그래서 다 집어 던지고 길을 가던 형에게 끈을 매달라고 징징 떼를 썼다. 지나가던 형은 볼이 트고 코가 나온 아이가 꽤나 낯설었다. 하지만 이내 어릴 적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