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화와 탈숭고화
윌리엄스와 홀이 갈고 닦은 문화 연구 모델은 이후에 버밍엄현대문화 연구센터를 통해 알려졌으며 오늘날까지도 대부분의 문화 연구가 이 모델을 기초로 삼아 이루어졌다. 비록 아도르노가 이 영국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작업이 관여했다고 알려진 바는 없지만, 분명 그는 탈숭고화를 미적 체험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착상과 비평적 평가의 핵심에까지 확장시키려 했던 영국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기획을 고발하는 반론을 폈을 것이다. 아도르노가 보기에 탈숭고에는 주체성의 파괴가 내재되어 있었다. 아도르노에게 탈숭고화의 목적은 복합적인 의식 형성 과정 및 스스로 결정하고 저항하는 정치적 욕망을 망가뜨리는 것이며, 결국 경험 자체를 무화시켜 후기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전면적인 통제에 굴복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또 다른 마르크스주의 미학자 허버트 마르쿠제는 탈숭고화 개념을 반대로 파악했다. 그는 미적 채험 구조를 이루고 있는 욕망은 리비도 억압 장치를 무너뜨리고, 욕구 및 도구화의 요구에서 해방된 존재를 예견할 수 있는 계기를 생성한다고 주장했다. 리비도 해방에 대한 마르쿠제의 프로이트-마르크스주의 미학은 아도르노의 금욕적인 부정변증법 미학과 정반대의 것이었으므로 아도르노는 쾌락적인 미국 소비문화가 마르쿠제의 사상에 미친 끔찍한 효과를 감지하고는 공공연히 마르쿠제를 비판했다.
마르쿠제가 재구상한 탈숭고화가 어떻게 전개되든, 탈숭고화가 어떻게 전개되든, 탈숭고화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아방가르드 실천에서 명백하게 발견되는 현상을 규정하는 용어이다. 현대를 통틀어 예술 전략은 기술적 미덕과 비범한 기술에 대한 요구, 그리고 역사적으로 수용된 표준 모델에 부합할 것을 요구하는 기성의 주장을 부인하고 그것에 저항했다. 현대의 예술 전략은 비천하거나 저급문화에 속하는 도상을 사용하거나, 과정과 재료를 전면에 내세워서 신체 경험 중 억압된 차원을 예술 체험의 공간에 재도입하는 등, 예술의 어떠한 특권적 지위도 부인하며 모든 수단의 탈숙련화를 동원해 그 특권적 지위를 격하시키고 있다.
벤자민 부클로, 예술사회사의 모델과 개념